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교황 프란체스코의 실화를 다룬 “두교황(The Two Popes)”이라는 영화에 담배를 좋아하는 두 신학생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신학생이 지도신부에게 질문합니다. “신부님, 기도드릴 때 담배를 피울 수 있습니까?” 지도신부는 당연히 안 될 말이라고 답합니다.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신학생이 같은 지도신부에게 다시 질문합니다. “신부님, 저는 담배 피울 때도 기도를 드리고 싶은데, 그것도 안 될까요?”
프랜시스 베이컨은 “질문을 바르게 하면 절반은 이미 해답을 얻은 것이다.”라고 했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1시간 안에 해답을 찾아야 한다면, 질문을 생각하는 데 55분을 써라.”라고 했습니다. 해답을 미리 정해놓지 말고, 그에 앞서 치열하게 질문한 후 해답에 도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리낌 없이 세상사와 자주 만나고 끊임없이 세상에 말을 걸며 누구보다 앞장서서 소통해야 합니다. 영화 “미션”에 보면, 가브리엘 신부가 목숨을 걸고 남미의 어느 험준한 마을을 찾아가 오보에로 원주민과 소통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 “콘택트(Contact)”는 지구별과 우주별의 만남을 소재로 지구가 우주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를 아주 인상적으로 묻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두루가 세상과 어떻게 만나 어떻게 소통하려고 애썼는지 기록한 것입니다. 이 안에는 두루가 세상을 향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도 숨어있습니다. 전에도 연례적으로 법무법인(유한) 지평의 공익활동과 함께 보고드리기는 했으나, 이제 두루만의 얘기를 담은 보고서를 처음 펴내게 되었습니다. 이 보고서를 받아보시는 분들이 두루는 왜 이런 질문과 만남을 통해 세상사에 소통하려고 했는지, 그리고 그 답은 누구와 어디서 찾을 것인지 알아봐 주신다면 더 이상의 바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직은 여러분들의 질정과 조언이 필요한 만큼이나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비록 부끄러운 몸짓이라도 두루의 질문과 만남은
이어질 것입니다. 따뜻한 격려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단법인 두루 이사장
김지형